지금 40초반이고요. 20살 이후로 뭘 해도 끈기가 없습니다. 일을 다니면 1년을 못 채워요. 그나마 20대엔 그거라도 했지요
30대부터는 희망도 없고 그마저도 못해서 일당 알바를 하거나 대출을 받고 돈을 빌렸습니다.
인생 다 망가지고 정신도 나가고 번아웃은 밥 먹듯이 와서 반년 멀쩡히 살고 삼 년 망하길 반복했습니다.
당연히 노숙자 직전인 상태이고요. 이거 저거 신청 복잡해서 복지고 뭐고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정신 차리고 다시 살고 싶은데요.
경력 안 따지는 일 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한 달이 안됐습니다.
이마저도 자꾸 일을 안 하려고 합니다. 손하고 머리가 따로 놀고 마음도 따로 놉니다. 또 도망치려고 합니다.
이제 나이도 들고 몸도 노쇠하고 일당도 힘들거든요.
그나마 입이라도 움직이고 손가락 움직이며 집에서 돈 벌 수 있는 이 일을 몇 년은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최근 번아웃 몇 년이 왔었고, 이제 거기서 거의 탈출했다고 생각했어요.
이 일 시작 전에 아르바이트로 단련도 했고요.
그런데 또 매일 꾸준히 일을 하려니 자꾸 도망갈 것 같습니다.
제발 제가 꾸준히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오래 고민한 회사고 이만한 데가 없습니다.
제가 도망가지 않을 수 있게 도움 주세요.
유일하게 10대 까지는 삶을 열심히 살았습니다. 누가 안 시켜도 알아서 예복습하고 오래 앉아 열심히 공부했었습니다.
동네와 학교에서 유명한 범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대입 실패 후 삶이 바뀌었습니다. 사실 그때의 기억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꼭 나이가 때문이라기 보단, 20살 때에도 교과 과정이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실패하고 충격이 막심하긴 했는데, 설마 그것 때문에 나머지 20년이 이럴수도 있나요.
친동생이 저 보고 할 수 있다고요. 버틸 수 있다고 응원해주면서, 그렇게 열심히 오래 잘했지 않냐고 십대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그 기억을 끌어오면 다시 할 수 있대요.
근데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가능했는지도 모르겠고. 그저 그 시절은 없던 것과 같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제가 조울감을 20년 정도 가지고 살아서 머리가 정말 나빠져서 그럴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사정이 정말 안 좋지만, 오늘도 일을 관두고 잠수 타려고 하는 자신을 타일러서 관리자에게 메시지 남긴 상태입니다.
제가 도망가지 않을 수 있을까요. 살고는 싶은데, 자꾸 사라져버릴 것 같습니다. 도움 주실 수 있을까요
==================== 답 변 ====================
안녕하세요. 인천심리상담 "마음애심리상담센터" 입니다.
글을 읽으며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삶과 자신에 대해 힘들어하고 계신지 깊이 느껴졌습니다. 반복되는 좌절감과 번아웃 속에서 이제라도 다시 일어서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버티기에는 너무나 벅차고,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감정 또한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변화를 시도하려는 강한 의지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조울감과 번아웃을 반복적으로 겪으며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대입 실패 이후 삶의 큰 변화를 겪고 충격이 막심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시점의 경험과 감정이 무의식적으로 깊은 상처로 남아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잊으려 하거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탓하기보다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려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거에 열심히 공부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목표를 이루었던 10대의 기억이 흐릿해진 것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그 시절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그 시절의 경험은 분명 지금의 내 안에 남아 있습니다. 친동생이 말한 것처럼, 과거의 노력했던 나 자신은 지금의 나에게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시의 경험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는 것은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열정과 노력이 지금도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믿고, 작은 부분이라도 꺼내 쓰는 연습을 해보는 것입니다.
현재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꾸준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반복되는 것은 익숙한 패턴으로 자리 잡은 반응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도망치려는 이유를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내가 이 일을 떠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혹은 "내가 이 일을 계속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같은 질문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인식해보세요. 막연한 불안감과 피로감이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그 감정을 한 단계 더 깊이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일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서는 완벽함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하루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었을 때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방식으로 자신감을 쌓아보세요. 예를 들어, "오늘은 이만큼만 해보자"라고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는 해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작은 성공의 반복은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또한, 자신을 지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는 과거의 실패와 좌절을 스스로 반복해서 떠올리며 자신을 탓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거의 잘못이나 실패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지나온 시간은 바꿀 수 없지만, 오늘부터의 시간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조금씩 다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변화가 쌓이면, 어느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울감을 오랜 시간 겪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 또한 지금의 어려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조울감은 개인의 의지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으니,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아보시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고 스스로를 돌보는 과정과 함께, 감정의 기복을 조율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처럼 다시 시도하려는 마음은 분명 큰 의미가 있습니다. 스스로를 믿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작은 실천을 통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여정이 혼자서 너무 버겁다고 느껴질 때는, 언제든 도움을 요청해주세요. 이곳에서 함께 고민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려는 지금의 모습이 이미 큰 용기입니다. 계속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