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5살 학생입니다.
일단 지금 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머니는 미혼모로서 저를 키웠고, 아버지란 사람은 원래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적부터 일주일에 한번 정도, 지금은 한달에 한번 정도 우리집에 오십니다.
어렸을적에는 단순히 사업때문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2학년떄 우연히 듣게된 아버지의 전화를 통해
아버지가 다른 가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초등학교때 이 사실을 알고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요.
대학교 떄 심리상담을 통해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요. 제가 아버지가 온전하지 못한 것? 괜찮습니다.
아버지 없이도 어머니와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살아왔으니깐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말 큰 탈 없이, 성실히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를 힘들게 하는 딱 한가지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아버지가 저희 집에 오는 것입니다.
이제는 한달에 한번 오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정말 싫습니다.
중학생때부터 그렇게 오지말라고 했는데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물론 빈도수는 많이 줄었죠.
솔직히 우리집에 왜 오는줄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사실은 다른 가정은 모르고 있을텐데, 정말 죄짓는 기분입니다.
어머니도 이런 상황을 싫어하지만 자꾸만 찾아오는 아버지를 내쫓지 못하고있습니다.
지금은 집에오면 거들떠도 안보고 무시하고 있지만, 그래도 찾아옵니다.
차라리 제가 무시를 하면 기분 나쁜 티라도 냈으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대판 싸우기라도 하게요.
근데 아버지의 도리니 말도 안되는 논리로 자신이 오는 것을 정당화합니다.
이제는 전화 오는것 마저도 짜증납니다.
제가 원하는 건 단한가지 입니다.
그냥 집에 오지 않는것.
밖에서 만나면 즐겁게 술도 마시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도 어느정도 알고 있구요
그런데 다른 가정을 두고 우리집에 오는 것은 정말 아니지 않나요?
그런데 중학교때부터 어필해왔던 이게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 무기력함과 아버지에 대한 증오만 늘어만 갑니다.
==================== 답 변 ====================
안녕하세요
마음애 심리상담센터입니다.
아버지의 삶, 그 중에서 두 개의 가정에서
다른 아버지 노릇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
자식의 입장에서도, 그리고 객관적인 시각에서도
용납하기 어려운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왜 그렇게 계속 찾아오시는 것일까요?
아버지만의 그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젊을 때 어머니와의 만남, 그리고 자녀까지 갖고
또 하나의 가정을 만들게 된 것에 대한 책임감이나 집착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 분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분에게도 변명의 기회, 그리고 내 쪽에서도 한 번은
이해의 시도를 꼭 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그 다음의 답을 찾을 수 있겠지요.
아마 대부분의 다른 평범한 사람들이라도
타인의 삶을 받아들여 주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가정이 유지되기가 어려운
세상이기도 하구요.
부모로부터 아예 독립을 해서 오든지 말든지 각자의 삶대로
거리를 두고 내버려 두든지,
아니면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볼 시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좁혀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면 아버지의 방문이 스트레스원으로 지속되는 한
개인상담이 아닌 아버지와의 가족상담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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