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소 생각이 지나치게 많은 편입니다. 강박증도 조금 있는 편인 것 같아요. 한가지 생각을 길게 이어가지 못합니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노래가 동시에 머릿속에 재생이 됩니다. 노래를 끄고 싶어도 안 꺼집니다. 다른 것도 있는데 예를 들어 그네를 타는 상상을 하면 그 그네가 제 마음대로 조종이 안 됩니다. 생각이 제 마음대로 안 됩니다.
2. 집중을 잘 하지 못합니다. 강박적으로 알림을 확인하는등 다른 것을 하려 합니다. 스마트폰 중독은 아닙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그냥 시계를 강박적으로 확인합니다. 제 눈이 10분 이상 책에 머물러 있지 못합니다. 매번 이러지는 않고 가끔은 30분 이상 집중 하기도 하는데 이 집중이 깨지면 다시 폰이나 시계 등을 확인합니다.
3. 어떤 일을 실행 못합니다. 공부를 예로 들겠습니다. 하기 싫어서, 혹은 할 이유가 없어서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뚜렷한 장기목표와 단기목표가 있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너무 큰 목표를 잡지 말고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번 수년간 시도를 해왔지만 매번 실패했습니다. 이것만 아니라 인터넷에 떠도는 여러 '실행하는법', '시작을 못하는 이유' 등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천천히 과정을 밟으려 해도 실행을 못합니다.
분명 제가 공부를 위해 펜을 잡으면 그냥 시간을 버리는 기분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지금보다 행복하고 재밌을 것을 알지만, 2번의 이유로 집중이 깨진 후에는 그냥 포기하고 무기력의 상태로 돌아옵니다.
목표는 정말 제가 좋아하는 것이 맞고, 다른 진로 모든걸 버리고 매진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따르는 것이 맞습니다. 저는 공부가 너무 하고 싶고 재밌는데 안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말로만 재밌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재밌어요. 그런데도 몇번이나 연습한 시작하기가 너무 힘들고, 2번의 벽을 넘기기도 너무 어렵습니다.
4. 1번의 마음대로 안 되는 생각들과 동시에 현실적인 걱정들도 들어서 밤에 잠에 들기가 너무 힘듭니다. 몸과 정신이 모두 지쳐있는 것이 아닌 이상 잠에 드는데 30분이상 걸립니다. 여기엔 2번의 시간강박까지 나타나 '이대로면 n시간 n분밖에 못자는데...'라는 불안이 더해집니다.
현실 걱정이라던가 불안이 없을때는 여러가지 공상 때문에 잠 못 드는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 기분도 자주 오락가락하는 편이고, 자제력이 너무 떨어집니다. 하지 말아야할 때 참는 것이 남들 이상으로힘든 느낌이에요.
위 네가지가 결합해서 2023년 역대급으로 무기력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이라 잘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그 중 무엇 하나도 제대로 하지 않았어요. 정말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세웠고 여가시간도 충분했는데, 목표에 매진하지도, 여가를 즐기지도 않고 2023년을 흘려보냈습니다.
지금까지는 부담없이 살다가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부담이 생기니 이런 증상들이 눈에 띄게 된 것 같아요. 떠올려보면 기억나는 나이대부터 쭉 이렇게 살아왔던 것 같아요.
중학교 들어왔을 때부터 집중력 저하를 고치려 노력도 해보았고, 이것저것 시도하고 싶어서 시작하는 방법 등을 찾아보며 차근차근 여유를 가지고 고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진전이 없이 머무르다가 어느순간 다른 문제가 있는건가?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작정 병원에 가려고 했지만 생각해보면 정신과는 주기적으로 길게 가야하는 것이라서 비용부담이 크니까 먼저 심리상담을 받아보려고 여기 글을 올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