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우울증
떠난 사람의 자리는 표시가 난다고 하지요. 한 평생 내 곁에 있을 것만 같던 자녀들이 하나둘 내 곁을 떠나게 되면 우울한 기분이 들기 마련입니다. 보통 엄마들은 아들이 군대에 갈 때, 그리고 딸이 시집에 갈 때 깊은 슬픔을 겪고는 하는데요. 시끌시끌하던 집이 갑자기 하루아침에 조용해지면 기분이 이상합니다.
내 자식이 언제 이만큼 컸나 대견스럽기도 하고, 또 이제는 제 인생을 제가 알아서 살 것이라고 생각하면 속이 시원하기도 한데요. 하지만 이제는 대화를 나눌 사람도, 마음을 기댈 사람도 없어진 것만 같아서 우울한 기분이 찾아오는 것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오늘은 중년 이후에 접어들면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갱년기 우울증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먹고살기 편해서 그렇다고?
어떤 분들은 우울증을 겪는 분들을 향해서 먹고살기 편하기 때문에 우울해할 여유도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결코 옳은 말이 아닙니다. 보통 40~50대 초반에서 많이 경험하는 갱년기 우울증은 정신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신체의 변화도 수반되기 때문에 뇌 기능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 이상을 치료하는 것도 필요한데요.
뇌 기능과 밀접한 노르아드레날린 및 세로토닌과 같은 물질의 분비 이상으로 우울한 기분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고려해주어야 하는데, 누구라도 이 시기가 되면 우울증의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물론 환경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기에 심리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
우울증의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한 평생 믿고 살아왔던 배우자와 사별을 하는 경우, 여성분들은 폐경을 경험하는 경우, 남성분들은 직장에서 정리 해고를 당하거나 퇴직을 하는 경우, 장성한 자녀가 출가를 하는 경우 등이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하여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끼며, 인생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드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운동 및 취미 생활을 하거나 종교 등의 방법으로 어느 정도 극복을 할 수는 있으나 완전하게 우울증을 털어낸다는 것이 쉽지가 않은데요. 심리상담센터를 통하여 현재 환경에 대해서 정확하게 분석을 하고, 우울한 기분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조언을 듣을 필요도 있습니다.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단순하게 슬프고 우울한 기분이 잠시 생기는 것을 두고 갱년기 우울증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상당 기간 진행이 되어야 하며, 이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거나 신체의 기능 저하까지도 찾아올 정도가 되면 질병으로 여길 수가 있는데요. 하지만, 심리상담은 심해지기 전에 받는 것이 효과가 좋습니다.
여하튼 우울증에 걸리면 감정이 쉽게 요동치고, 슬픈 기분이 들 뿐만 아니라 굉장히 불안하기도 합니다. 또한 모든 일에 대해서 관심이 없고, 별로 하고 싶은 생각도 없으며, 하루 종일 한 번 웃지도 않는데요. 반대로 짜증을 자주 내고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신체의 기능 저하 동반
마음에 병이 들기 시작하면 신체에도 이상 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우울증은 식욕을 감소시켜 체중이 줄어들게 만들거나 오히려 식욕을 폭발시킴으로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도록 만들 수 있는데요. 방금 전까지 했던 일이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집중도 잘 하지 못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무기력하여 몸이 굉장히 무겁다는 생각이 들고, 신체 곳곳에서 통증이 있어 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아보기도 하지만 결국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요.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목에서의 이물감이 느껴지는가 하면, 설사와 변비, 성 기능 감퇴 등의 다양한 신체 변화가 동반됩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기도
갱년기 우울증을 가볍게 여길 수만 없는 것은 극단적인 선택을 내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상당 부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고민하며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또한 폭력을 사용하거나 충동적으로 지나친 음주, 흡연 등을 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과 거의 마주치지 않고, 혼자만 고립되기 때문에 주변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점점 왜곡된 생각과 감정을 가지게 되는데요. 결국에는 분노가 조절되지 않아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 개선이 중요합니다.

적극적인 주변의 관심 필요
우울증을 경험하는 경우 본인의 감정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도 스스로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주변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중요한데요.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별로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아 하더라도 자꾸만 대화를 요청하고, 좋은 것은 함께 나누고자 해야 합니다.
물론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도 각 사람들의 끈기가 필요한데요.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에게 게을러서 그렇다,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는 말만 늘어놓는 것은 절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우울증을 겪으면 주변의 사람이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고 오해도 쉽게 하기 마련인데, 옆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해 줄 사람도 필요합니다.
|